히스테리도 유전되는 것일까?
머리를 묶고 세수를 하다가 욕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위로 오래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쪽진 머리에 한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으시고 줄담배를 피우시던 할머니.
웃으실 때마다 가래 끓는 소리.
음식을 씹으실 때마다 틀니 부딪히는 소리.
박카스와 야쿠르트.
따뜻할 땐 하얀 실내화와 고무신. 추운 겨울엔 노란 털 달린 검정 고무신.
새까만 눈이 무서웠던 여우 목도리.
여태껏 늘 나는 엄마를 가장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깨달았다.
'나 외할머니 닮았네?'
작은 체격과 두상이 영락없다.
그리고...
성격도 닮은 것 같다.
엄마의 히스테리도 금메달감이었지만
외할머니의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들을 어쩔 줄 모르게 만드는 강한 포스.
천진난만하게 잘 웃으시기도 했지만
결코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분.
가끔씩 툭툭 내게 던지시는 칭찬이 기분 좋았다기 보다 이상하게 느껴졌던 분.
하...
3대를 이어온 히스테리.
점점 증상이 심해져간다.
날카로운 침봉 같은 의식들.
밑도 끝도 없는 히스테리가 돋을 땐 갑자기 머리에 뿔이 나고
온 몸의 피가 화산 속의 마그마처럼 펄펄 끓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상은 참 평화로운데 말이야.
올해에는 화를 덜 내며 살아가야 하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페르소나를 잘 지켜 가야지.
뇌가 녹아내리는 것 같다.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