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테리도 유전되는 것일까? 조용한 생활

히스테리도 유전되는 것일까?

머리를 묶고 세수를 하다가 욕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위로 오래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쪽진 머리에 한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으시고 줄담배를 피우시던 할머니.

웃으실 때마다 가래 끓는 소리.

음식을 씹으실 때마다 틀니 부딪히는 소리.

박카스와 야쿠르트.

따뜻할 땐 하얀 실내화와 고무신. 추운 겨울엔 노란 털 달린 검정 고무신.

새까만 눈이 무서웠던 여우 목도리.

여태껏 늘 나는 엄마를 가장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깨달았다.

'나 외할머니 닮았네?'

작은 체격과 두상이 영락없다.

그리고...

성격도 닮은 것 같다.

엄마의 히스테리도 금메달감이었지만

외할머니의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들을 어쩔 줄 모르게 만드는 강한 포스.

천진난만하게 잘 웃으시기도 했지만

결코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분.

가끔씩 툭툭 내게 던지시는 칭찬이 기분 좋았다기 보다 이상하게 느껴졌던 분.

하...

3대를 이어온 히스테리.

점점 증상이 심해져간다.

날카로운 침봉 같은 의식들.

밑도 끝도 없는 히스테리가 돋을 땐 갑자기 머리에 뿔이 나고

온 몸의 피가 화산 속의 마그마처럼 펄펄 끓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상은 참 평화로운데 말이야.

올해에는 화를 덜 내며 살아가야 하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페르소나를 잘 지켜 가야지.

뇌가 녹아내리는 것 같다.

                                                                          <5살때 쯤 해운대에서>

또 다른 나 영화

<더 도어>

지적이고 세련된 독일 영화입니다.
5년 전 자신의 과오로 인해 딸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데이빗.
어느날 그는 신비한 문을 통해 5년 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과거로 돌아간 그는 딸을 극적으로 구하기는 하나 본의 아니게 5년 전의 자신을 살해하고 맙니다.
그때부터 데이빗은 5년전의 자신을 연기하며 살아가게 되는데...
데이빗이 가짜, 그러니까 5년 전의 데이빗이 아니란 것을 눈치 챈 어린 딸과 데이빗의 대화가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데이빗: 수호천사가 뭔지 아니?

딸: 아저씨가 천사야?

데이빗: 아빠들은 모두 수호천사야. 딸을 보호하는 것이 아빠의 임무거든.
           하지만 네 아빠는 널 지켜주지 못했어.
           그래서 나와 자리를 바꾼 거란다. 난 그와 같지만...

딸: 더 나아?

데이빗: 노력할께...





<어나더 어스>


얼마전 우주 아주 멀리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별이 존재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 영화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별에 내가 살고 있을까?'하고 생각했죠.
another earth는 나와 제 2의 지구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난 후 잠시 가슴이 먹먹했어요.



순간의 공유 꿈꾸는 고슴도치

70. 순간의 공유

“명선아. 카카오톡 좀 해라.”
모임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전송해 주시면서 선배님이 투덜거리셨다.
“전 SNS가 싫어요.”
난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기계치인 내가 누구보다 빨리 스마트폰으로 갈아탄 것은 의외의 사건이었다. 마침 가지고 다니던 핸드폰 기계 변경을 하고 싶어졌고 곧 모두들 스마트폰을 쓰게 될 것이라고 판단해서 바꿨을 뿐인데 내 손에 들려져 있는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마다 신기해해서 내 입장에서는 그런 반응이 또 신기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더러 “그거 어렵지 않아요?”하고 물어 보는 사람들도 있어서 왠지 나 자신이 최첨단을 걷는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우쭐한 마음에 <내 손 안의 작은 보물창고>라는 제목으로 본지에 글도 썼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착각이었다. 아직까지 스스로 앱을 다운 받아 본 적이 없다면 말 다한 것 아니겠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비밀번호도 모른다. 기계를 좋아하는 남편이 여러 가지를 세팅해 줬지만 꿋꿋하게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는다. 쓰는 거라곤 기본적인 전화사용과 인터넷 검색, 음악 듣고 사진 찍는 정도? 한 1년 정도 요즘 사람들이 다 하는 각종 SNS를 열심히 하긴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것도 심드렁해져 버려서 끊었다. 그 중에는 아예 지워 버린 것도 있고, 가재도구를 챙기기는커녕 이불도 개키지 못하고 황급히 야반도주 해 버리고 난 후의 집처럼 팽개쳐 둔 것들도 있다. 그리고 트위터 팔로우 메일이나 ‘답변을 기다리는 친구 00명’이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메일이 올 때마다 미안해하고 있다. 혹시 <미미의 컴퓨터 여행>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 어릴 적 내가 즐겨보던 애니매이션 중의 하나이다. 손정아 선배님이 목소리 연기를 하셨던 미미라는 소녀는 하얀 몸에 분홍색 머리카락이 두 팔이자 곧 날개이기도 했던 조금 묘한 모양의 요정이었다. 토미와 아니카를 모험의 세계로 인도했던 말괄량이 삐삐처럼 미미는 주인공 남매를 신기한 과학의 세계로 이끈다. 그리고 함께 여행하며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제목만 봐선 따분한 교육용 애니매이션 같지만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을 아주 재미있게 풀어내서 꼭 챙겨 보곤 했었다. <미미의 컴퓨터 여행>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기억 한 가지. 정전 사고다. 솔직히 지금에 와서는 너무 오래전 일이라 그것이 방송 사고였는지 정전 사고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어느 날 <미미의 컴퓨터 여행>을 보다가 갑자기 텔레비전이 먹통이 된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금방 다시 복구가 되긴 했으나 그날의 과학 상식에 대해서 미미가 설명해 주는 부분을 보지 못해 몹시 아쉬워했었다. 그런데 결혼 후 남편이 그때 그 순간을 꼭 찝어 얘기해서 조금 놀란 적이 있다. 알고 보니 책과 애니매이션을 좋아하고 특히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시절을 보낸 남편도 <미미의 컴퓨터 여행>의 애청자였던 것이었다. 3년의 나이 차와 서울과 부산이라는 가깝지 않은 거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일상적이지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어느 한 순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점점 달콤해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뜬금없이 <미미의 컴퓨터 여행>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 달콤한 ‘순간의 공유’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SNS의 최대 매력이라면 순간의 공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나라, 나이, 성별, 인종을 뛰어 넘어 사적인 혹은 공적인 순간과 생각을 실시간으로 함께 나누고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진짜 진짜 멋진 일이잖아! 그래서 싫증을 잘 내는 나도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그 속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었던 것 같다. 달콤한 순간의 공유. 언젠가 다시 마음이 닿고 싶다면 주저 하지 않고 달려가 볼 수 있을지도. 난 어쩔 수 없는 변덕쟁이이니까.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영화


영화를 보기 위해서 급하게 읽은 스웨덴 소설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웨덴 국민의 1/3이 읽었고 전세계적으로 5000만부 이상이 팔린 화제의 베스트셀러.
원래 베스트셀러에 열광하지 않아서 별다른 기대 없이, 순전히 영화랑 원작을 비교하면서 볼려고 손에 들었다가
다 읽을 때까지 그대로 '얼음'이 되고 말았다.
덕분에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두 주인공 미카엘과 리즈베트를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그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친근하고 정겹게 다가왔다. 그리고 최대한 원작을 따라가되 버릴 건 과감히 버리고 비틀 것은 비튼 데이빗 핀쳐 감독의 깔끔한 연출력에 감탄했다.
게다가 전위적인 오프닝 타이틀 영상!
솔직히 그 영상을 보고 싶어서 영화를 다시 한번 더 보고 싶다.

원래 10부작으로 기획된 밀레니엄 시리즈.
원작자 스티그 라르손이 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뒤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뜨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나머지 시리즈는  영원히 볼 수 없게 되 버렸다.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꼭 읽어 보시길.
영화는 소설을 압축한 느낌.
소설은... 책을 드는 순간 마치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탄 것 처럼 활자와 함께 달려가는 의식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리즈베트 살란데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그나저나 영화<소셜 네트워크>의 귀여운 여대생 루니 마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다니...ㅠㅠ


그러나 여배우로서 이런 독창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녀에게 큰 영광일 것 같다. ^^




장화 신은 고양이



드디어 개봉하는군요.
<장화 신은 고양이>
전 여기서 질 아줌마의 목소리를 연기했습니다.

얼굴만 봐선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 할 수 없지만 그녀의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성 정체성을 입증해주는군요.
재미있게 보세요~^^

그리고 <캐릭캐릭 체인지>에서 목소리 연기를 했던 요정 다이아의 모습도 살짝쿵~!

제가 봐도 극과 극이네요.
질 아줌마와... 다이아...
하하하! 이것이야말로 목소리 연기의 참재미 아닐런지요~^^

비밀의 계단 꿈꾸는 고슴도치

69. 비밀의 계단

집 근처에 작은 산이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산 바로 아래 빌라에서 살았더랬죠. 봄이면 아카시아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나오고 가끔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벌레들이 집 안으로 숨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울창한 나무들 때문에 볕이 들지 않아서 여름에는 조금 축축하고 겨울에 눈이라도 오면 길이 꽝꽝 얼어 저에게는 치명적이기도 했죠. 작은 발을 가진 탓에 평소 멀쩡하게 잘 닦여진 길에서도 벌러덩! 하고 잘 넘어지는 저한테 굴곡지거나 미끄러운 길은 그야말로 공포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면 항상 거기 있었습니다. 산이요. 불규칙적으로 놓여져 있던 벤치에 동네 어르신들이 앉아서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시는 모습. 편한 복장에 물통 하나 손에 들고 등산하는 사람들. 아! 아침마다 가곡을 부르면서 산을 오르시던 그 아저씨는 지금도 여전하실까? 지금도 전 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살던 빌라는 1층이어서 동그란 산의 형태을 보기는 어려웠어요. 그런데 지금 전 산의 동글 동글한 얼굴과 마주볼 수 있어요. 몇 년 전에 근처 아파트의 고층으로 이사를 왔거든요. 베란다 창문을 열면 여전히 거기 있어요. 산이요. 파스스하게 회색이었다가 커다란 연두색 브로콜리였다가 울긋불긋 단풍축제를 하였다가... 산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바뀜을 실감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오래 도록 지켜 봐 왔던 산을 오른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한 서 너 번 정도? 후후... 좀 너무했죠? 집 근처에 산이 있다고 말하면 주위 사람들이 하나같이 아침마다 등산 하면 되겠다고 말하고는 하죠. 순간 전 조금 부끄럽고 머쓱해져 버립니다. 귀찮아서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저 자신이 천하의 게으름뱅이처럼 느껴져서 한심했어요. 그러고 나서는 집으로 돌아와 능선을 따라 걸어가는 사람들의 작은 움직임을 보며 ‘가야지!’ 하고 잠시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늘 거기 있으니까.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까. 지지난주였답니다. 오랜만에 집에 사람들을 초대했어요. 그 날 모임의 목적은 산행이었어요. 원래는 단풍구경도 할 겸 멀리 산행을 가려고 했는데요, ‘동네 뒷산’ 산행과 맛있는 명선표 미트소스 스파게티 식사로 제가 긴급변경 해버렸어요. 지금에서야 얘기 하는 거지만 실은 제가 저질 체력인데다가 잘 넘어지기까지 해서 완벽한 산행이 몹시 부담스럽고 걱정됐거든요. 그러던 중 덩그런 산이 시야에 들어왔고 ‘이거다!’ 했던 거죠. 손님들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었어요. 명선표 스파게티도 맛있게 드셔 주셨고요. 올라가 봤던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산. 그러나 항상 내 곁에 있었던 산. 참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주민들을 위해서 체육시설도 꽤 많이 갖추어 놓았더라고요. 근처 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심어놓은 작은 텃밭도 있고요. 급격하게 멋있고 장황하지는 않지만 내 집 안방 같은 아늑함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걷다가 잠시 쉬려고 앉은 벤치에서 살며시 눈을 감아 봅니다. 하루가 다르게 쌀쌀해져 오는 날씨 탓에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을 잃어버린 바람이 제 볼을 살짝 살짝 때리고 도망갑니다. 시원하다고 말해 줄 수 있어요. 전 지금 열심히 산을 올라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얼마 후 산행을 거의 다 마쳤을 즈음 이었어요. 전 새로운 발견을 하고 몹시 가슴을 두근거렸습니다. 바로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산을 연결해 주는 비밀의 계단을 발견한 것이죠. 아마도 짐작컨대 몇 년 동안이나 이 아파트에 살아오면서 저만 모르고 있었던 사실임이 분명할 거예요. 이 계단의 존재를. 아파트로 향하는 이정표를 따라 하나, 둘 계단을 걸어 내려 와 이윽고 늘 지나 다녔던 우리 아파트 내부로 들어섰을 때의 그 기분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정말 신기했어요. 감격스럽기까지 했답니다. 이 길을 까맣게 모르고서 아까는 멀리까지 돌아서 올라갔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비밀의 계단은 저로 하여금 산을 자주 오르도록 인도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요즘 그 계단을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거든요. 그럼 비밀의 계단이 아니라 마법의 계단이라고 불러야 옳겠죠? 도무지 집구석에서 나오지 않는 천하의 게으름뱅이를 자연으로 불러오는 신비한 힘을 가진 계단. 글쎄요... 어디 한번 기다려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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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몇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2011년의 저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제 이글루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2년에도 뜻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핫쵸코 조용한 생활



전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울하거나 스트레스 쌓이고 화날 때 꼭 달달한 걸 찾죠.
단 맛은 마음을 치유하고 평정을 되찾게 해 주는 마법의 약인 것 같아요.
단 맛은 혀 끝에 머물면서 속삭입니다.

"진정하고 기운내..."

그리고 
"다 지나갈꺼야...! 흘러갈꺼야...!"
하고 메아리처럼 반복해서 외치며 식도를 타고 위 속으로 사라집니다.

마음은 다시 여행을 시작해요.
막다른 절벽에 이른 것 같았던 딱딱하고 차가운 마음에게 어느새 새 날개가 돋아난 것입니다.

제가 가장 만만하게 먹는 달달한 응급 치료제는 핫쵸코입니다.
이번 시즌에 나온 핫쵸코 미떼 광고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어린 아이의 순수함, 따뜻함, 씁쓸함, 정겨움, 외로움, 노련함, 슬픔, 안타까움, 기다림, 인내...
초등학교 때 아빠를 따라 야구장에 가본 것 빼고는 야구에 대한 특별한 추억도 관심도 없는 저도 왠지 마음이 짠해져요.
누구나 그럴 거예요.
사람들은 마음에 한가지씩 꿈을 담고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

동영상을 찾다가 발견한 건데 뮤지션 김태원씨가 나온 이 광고도 미떼 광고였군요.^^


김태원씨도 김태원씨지만 재미있게 본 저예산 영화 <낮술>의 주인공이 나와서 반가웠던 기억이 나요.
영화 <낮술>도 재미있습니다. ^^














12월 26일 <와라! 편의점> 오픈!



공포의 4인방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텔레비젼 애니매이션 시리즈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와라!편의점>의 영웅들 은아, 혜연, 민준, 점장님~
그러나! 진짜 영웅들은 지강민 작가님을 비롯하여 그 외 수고해 주시는 모든 스텝분들이 아닐런지.
우리는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놓을 뿐이고~^^ 


녹음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구요~ 완성도 있는 영상과 짜임새 있는 줄거리에 늘 감탄하고 있답니다. 
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워진 <와라!편의점> 많이 기대해 주세요.^^

12월 26일 부터 MBC에서 매주 월,화 오후 4시 30분에 여러분을 찾아가구요~
투니버스에서는 1월 부터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점장-신용우, 민준-최승훈, 혜연-이명선, 은아-윤여진

내 손안의 작은 천사 아이엔젤



영화 <천사와 사랑을>(1987)을 보면서 천사로 나온 엠마뉴엘 베아르의 모습이 정말 상상속의 천사와 똑같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린 내가 보아도 약간 유치하고 말도 안 되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던 걸로 기억한다. 어느날 천사와 동거동락 하게 된다는 줄거리가 굉장히 신선해서, 그리고 영상이 예뻐서 가끔씩 생각나는 영화다.
특히 아까도 얘기했지만 <마농의 샘>에 나왔던 프랑스 여배우 엠마뉴엘 베아르의 뽀송한 모습이 천사 그 자체라서 눈이 즐거웠고 함께 나온  피비 케이츠도 너무 예뻐서 여배우들을 보는 것 만으로 충분히 흐뭇한 영화였다.


' 어느날 예쁜 천사가 내곁에 온다면?
내 주위에서 날아 다니며 날 주인님이라고 부르면서 애교를 부린다면? '

아이폰용 게임 <아이엔젤>이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것을 현실로 구현해 주었다.
어제 출시가 되서 나도 지금 열심히 해보고 있는데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 진다.
녹음을 하다 보면 욕심을 내고 싶은 캐릭터가 있기 마련인데 <아이엔젤>도 그 중 하나였다.
어떻게 하면 천사의 호흡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내 마음이 잘 전달 되었으면 좋겠다.^^




꿈꾸는 고슴도치의 탄생 꿈꾸는 고슴도치

32. 꿈꾸는 고슴도치의 탄생

“나는 진짜다” 누군가로 부터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해 보라는 질문을 받고 정의 내린 한마디이다. “허허허...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떻게 알죠?” 순간 얼굴이 화끈거려 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서서히 내 대답을 너털웃음 한방으로 찍어 눌러 버린 상대방에 대해 화가 나기 시작했다. 가까운 친구나 후배였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버럭 소리를 지르며 따졌을지 모른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뭐가 그리 우스웠을까 짜증이 났다. ‘나는 진짜 맞는데...’ 식사 준비를 하면서, 잠자리에 들어서도 그 생각은 머릿속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그렇게 몇날 며칠을 끙끙대다가 우연히 고슴도치와 여우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유명한 전기 작가이자 사상가인 이사야 벌린은 자신의 에세이 <고슴도치와 여우>에서 세상 사람들을 고슴도치와 여우 두 가지 부류로 나누었다. 여기서 ‘여우’는 여러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며 자신의 생각을 하나의 종합적인 개념이나 통일된 비전으로 통합해내기 보다는 모순도 한데 아우르는 사람을. ‘고슴도치’는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상만으로 종합해내고 통합해 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실제로 단순히 몸길이로만으로 봤을 때도 고슴도치의 3배가 넘는 여우는 고슴도치를 기습할 복잡한 전략들을 무수히 짜낼 줄 아는 교활함까지 갖춘 동물이다. 그러나 고슴도치는 항상 이렇게 자신보다 덩치 크고 영리한 여우를 이긴다고 한다. 바로 몸을 말아 동그란 공으로 변신하는 것. 고슴도치가 몸을 둥글게 말고 있을 때 도드라진 가시털은 공격을 가하는 상대방을 위협하며 때로 몸 속 깊숙이 박혀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기도 하는데, 오직 이 한 가지 방법만으로 호랑이를 이긴 사례도 있다고 하니 정말 멋지지 아니한가. 지혜로움과 용맹함의 상징인 여우와 호랑이가 날카로운 가시만 믿고 숲 속을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는 쪼매난 녀석 하나 당해내지 못하다니...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나는 과연 여우일까? 고슴도치일까? 아마 이런 종류의 글을 접하고 나면 누구나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될 거다. 더불어 며칠 전 어떤 이의 웃음을 자아냈던 내 대답도 함께 떠올랐다. “나는 진짜다.” 이윽고 그 대답은 물음표로 다가왔다. “진짜가 뭘까?” 30여년을 훌쩍 넘어오는 시간을 살아오며 과연 난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생각해 봤을까? 혹시 머릿속에 미래형 클론만 존재하고 있었나? 헛갈린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 그리고 내가 바라는 나. 내가 생각하는 나는 나를 소극적으로 만들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는 나에게 부담을 주며 내가 바라는 나는 나를 슬프게 한다. 같은 출발선에서 동시에 걸어 나간 사람들이 시간이 갈수록 누군가는 성공하고 다른 누군가는 실패하기도 하면서 전혀 다른 길을 걷는 경우를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결국 처음 가졌던 명분과 동기의 작은 차이가 세월이란 대해를 거쳐 오면서 그 간격이 서서히 벌어져 낳게 된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 일종의 나비효과처럼. 고슴도치는 제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발전해도 늘 한 가지 방법. 즉 이기적이리만큼 단순한 단 하나의 수단에 모든 것을 압축 시킨다. 그것이 바로 고슴도치 콘셉트다. 바위틈이나 나무뿌리 밑의 구멍에서 가끔 눈을 감고 꿈을 꾼다. 따가운 침 보다 어쩌면 그것이 녀석이 가지고 있는 보물 상자 속의 유일한 보물이며 단 하나의 무기일지도 모른다. 크고 두터운 하나의 기본 원리를 우직하게 지켜 나가는 것. 그냥 녀석은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갈 뿐이다. 여러분은 어떠한가요? 여우인가요? 고슴도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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